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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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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호 2026. 6. 23.
<141호>여는말_편집장 금별 사실 여는글은 저희 쪽에서 여는 글이 아니죠. 독자 당신들께서 연세지 책꺼풀을 열어젖혀 주심으로써 비로소 열렸습니다. 이 책을 집어 들고, 펼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귀한 곳에 귀한 분이! 편집장은 다른 편집위원들보다 학기당 45,000원(한 달에 7,500원)을 더 받는데요, 그보다 편집장의 최고권한은 바로 이 지면을 빌려 독자 여러분께 편지를 쓸 수 있다는 점 아닐까 합니다. 그만큼 여는글을 쓰는 이 순간을, 그리고 여러분이 읽고 계신 이 순간을 편집장 임기를 시작한 7월 초부터 기다려 왔습니다. 이 세상 모든 움직임이 살다와 죽다, 두 가지로 표현되는 것만 같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 어찌 됐든 살고, 살아지고, 살려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말입니다.. 2026. 3. 23.
<141호>대화의 알고리즘_편집위원 지환 들어가며: 0과1, 그리고 그녀 2013년 개봉한 SF 로맨스 영화 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모습을 포착한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 대필 작가로 일하면서 날마다 무기력하게 지낸다. 한 때 사랑했던 아내와는 이혼 소송 중이며, 삶의 거창한 꿈이나 목표 따위는 없다. 그런 와중에 인공지능인 사만다를 만나 대화하면서 점점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처음에는 그저 그녀가 하는 모든 말이 프로그래밍한 시스템의 결과물이라 여겼지만, 그녀의 말투부터 표현까지 어느 것도 가짜라고 믿기 힘들어졌다. 그녀가 웃을 때는 덩달아 웃게 되고, 사랑을 속삭일 때는 몸이 반응했다. 그렇게 테오도르에게 사만다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뛰어넘는 무언가가 되었다. 그와 운영체제(OS)가 아닌 그와 그녀라는 관계로. .. 2026. 3. 23.
<141호>결혼-사랑=? _편집위원 혜정 이미지 Marta Zgierska, Selfkiss I, from the 'Votive Figure' series, 2019 인스타그램 속 피드에 “평생 함께하고 싶은 짝을 만나 결혼합니다”와 같은 문장과 함께 결혼사진이 올라오는 일이 잦아졌다. 친구들(혹은 지인들)의 청첩장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결혼식장에 들락거린다. ‘결혼 적령기’에 가까워질수록 ‘결혼’은 낯설지 않은 대화 주제로, 오히려 익숙한 대화 주제로 소환되곤 한다. 여러 이야기가 오간다. 지금 교제하고 있는 애인과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든지, 현재 애인과 결혼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든지, 결혼을 위해 소개팅을 열심히 받고 있다든지, 언제쯤 결혼을 하고 싶다든지 등등 결혼을 필두로 한 대화는 끝없이 펼쳐진다. 청첩장을 주고받는 일.. 2026. 3. 23.
<141호>영화는 여전히 살아있다_편집위원 동심 Day 0 취미가 뭐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영화 보는 것이라고 답하고는 한다. ‘씨네필’이냐 묻는 말엔 그 정도는 아니고 ‘가짜씨네필’이라고 말한다. 내 기준 씨네필이란, 매일 어려운 예술 영화를 보고 그보다 더 어려운 감상평을 남기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매년 영화를 보려고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떠나곤 했다. 큰 영화제에 가본 적 없던 나는 조금 더 ‘진짜’ 씨네필에 도전해 볼 겸, 30주년을 맞이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짧게나마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씨네필이 되는 길은 어려웠다. 일단 부국제의 예매 시스템은 꽤 복잡하다. 개막식·폐막식, 오픈 시네마, 미드나잇 패션, 액터스 하우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9월 5일에 예매가 시작되고, 나머지 일반 상영작과 마스터, 씨네 클래스는 4일 뒤 .. 2026. 3. 23.
<141호>시온주의자들이 한국 학계에 발붙일 자리는 없다_기고자 이수민(대학원생노조 연세대분회)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해 학술보이콧에 나서자 절정에 달한 이스라엘의 폭압적 식민통치와 집단학살 가자지구 집단학살은 10월 세번째 휴전 발효를 통해 고강도 집단학살에서 저강도 집단학살로 변했다. 근 2년간 70,000여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9월 19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설치한 독립 조사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미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중단할 것을 명령하는 임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78년 전, 세계 각지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이.. 2026. 3. 23.
<141호>연세대에서 살아남기_편집위원 동심, 신입편집위원 두보,정원 0부. 나만 불편한가? A가 연세대학교를 마음에 두기 시작했던 건 초등학교 6학년, 길거리에서 기차놀이를 하는 연고전 영상을 본 후부터였다. 그 영상의 어떤 점이 A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는 A도 잘 알지 못했다. 다른 대학들과는 다른 ‘특별함’ 때문이지 않았을까 짐작할 뿐이었다. 7년 후, 그토록 고대하던 연대에 입학했지만 A는 마음속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이 그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연대생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선배들의 말과 ‘연대생 프라이드’를 강조하는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A는 과연 이게 ‘진짜 연세대’일까 생각했다. ‘우리는 달라’라며 폐쇄적인 공간으로 들어가고 파하는, 적나라하진 않지만 분명한 욕망들이 보이는 ‘연대생’들의 관습은 어딘가 묘하게 비어 있다고 A는 .. 2026. 3. 23.
<141호>지속불가능한 연세대학교_신입편집위원 정원 #0.나는 기후활동가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 이상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기후변화는 이미 위기를 넘어 재앙의 이름을 가질 정도가 되었고, 통계나 보고서 속 수치로만 인식 가능한 영역을 벗어났다. 5월의 눈, 한여름의 스콜성 비, 10월의 더운 공기. 축제가 한창인 백양로에는 일회용 젓가락과 그릇을 담은 쓰레기봉투가 가득했고, 연고전이 끝난 신촌 길거리에는 맥주 캔과 플라스틱 병이 나뒹굴었다. 나 역시도 이 재앙을 무시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배운 대로 텀블러를 쓰고 육류를 줄이는 개인적인 실천을 시작했다. 이마저도 부족해 적극적으로 학내 환경 동아리와 전국 단위 대학생 단체에 가입해 활동했다. 약 천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후위기 인식조사 프로젝트에 참여했.. 2026. 3. 23.
<141호>외로움과 어떤 공간_편집위원 금별,선우,현서 [글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말] 우리는 각자와 서로의 외로움을 살펴보기 위해 가을과 겨울 동안 서로가 자주 마주하는 외로움들이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매주 한 번씩 가져왔다. 그리고 그 대화에서 길게 다룬 몇 가지 주제들을 추려 각자 글을 써나갔다. 울 수 있는 장소, ‘고향’이 무엇이며 그곳은 어디인지, ‘집’이 무엇이며 그곳은 어디인지…. 이 세 가지 주제를 각자 하나씩 맡아 자신의 대화록을 정리해 기록했다. 그 밑에는 그 외침에 대한 길고 짧은 반말투의 답글이 달려있다. 대화 당시의 느낌을 조금 더 살리고 싶을 때는 대화의 속기록을 발췌해 곳곳에 짧게 실었다. 이 글은 명시적으로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면서도 그것을 고향과 집이라는 공간의 축들로 살펴보고 있다... 2026. 3. 23.
<141호>등록금과 공회전들_신입편집위원 정강 *연세춘추 2025.03.24. 기사 ‘[등록금 인상 기획②] 등록금 인상, 찬성과 반대의 대립을 넘어서’를 참고해서 읽어주세요. 등록금이 인상되었다. 10여 년 만에 등록금이 인상되었다. 정말 등록금을 올려야 했던 것일까. 학교야 지난 10년간 언제나 그랬듯 돈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언론에서는 연세대가 전국 대학 중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데, 그 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 학교가 버는 돈은 학생에게 쓸 돈이 아닌가? 등록금이 4.98% 오른 것은 동기들에게는 딱히 문제가 아닌가 보다, 국가에서도 조용하고 친구들도 문제 삼지 않는다. 쪼들리는 건 언제나 개인의 사정이다. 물가가 오르기는 했다. 분기별로 교통비가 오르는 건 기본이고 이제 서울 마을버스에선 환승도 안 된다.. 2026. 3. 18.
<141호>닫힌 생협과 유령의 조합원들_편집위원 날틀,너머, 신입편집위원 정강 2025년 8월, 세연이가 매일 가던 생협(생활협동조합, 이하 생협)이 사라졌다. 방학동안 공사를 하며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CU라는 익숙한 편의점 이름으로 간판이 바뀐 것이다. 그러면 내가 매일 먹던 과일도 사라지는 건가? 당황한 세연이가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훨씬 깔끔해진 매장이 있었다. 일단 모든 매장이 24시간 운영을 한다. 이제 세연이는 시험기간에 밤을 새면서도 컵라면을 사먹을 수 있게 됐다! 매장에서 파는 상품들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다. 2+1 행사같은 프로모션 이벤트로 돈을 아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제 비어 있는 매대는 없고, 종종 빠져있던 가격표들도 제 자리에 있다. 세연이가 좋아하는 생협 PB 상품, 연세크림빵도 이제는 가까이서 먹을 수 있다. 그.. 2026. 3. 18.
<141호>나의 해방일지_신입편집위원 무화과 해방일지를 펴다 중학교 1학년 첫 중간고사 수학 시험이 기억난다. 선생님께서 건네는 종이에 40점대인 내 점수 옆에 사인을 했다. 이런 종류의 수치심은 처음이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눈치를 봤다. 서술형 답안에서 무엇을 틀렸는지 확인해 볼 겨를도 없이 민망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서둘러 자리로 돌아갔다. 그 주부터 대치동에 있는 수학학원에 등록했다. 안 가겠다고 그렇게 떼를 썼던 나였지만 저항할 논리를 빼앗겼다. 내가 40점대 성적을 받은 그 시험에서 100점을 받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서울영재고를 준비하며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선행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공부를 그리 열심히 했냐고 물었을 땐, 초3 때까지는 놀기만 했다고 답했다. 난 그.. 2026. 3. 18.